“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갈라치기하고 서로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자본의 노동자
분활 전략의 일환이다. 굳이 산별을 따지지 않더라도 ‘단결’이라는 노동자의 가장 큰 무기는 우리내부의 장벽을 걷어 내는
데부터 시작된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결국 정규직의 문제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다.”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서 현실을 이유로 ‘비정규직 균등처우’라는 쪽으로 슬그머니 후퇴하고
있어 김대중정권을 이어받아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자본가 정권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지만, 800만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사회의 뜨거운 화두중에 하나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언론에서 “과학기술계
비정규직 급등”이라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출연연구기관의 비정규직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출연연구기관의
비정규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으며, 김대중 정권 출범과 더불어 “경영혁신”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5년간의 강압적
구조조정과정에서 충분히 예견되었던 문제였다.
지난 기사(과기노조 25시 2003-3호 비정규직 현황과 문제점①)에서 출연(연) 전체의 문제를 짚어 보았는데 이제는 좀더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자. 김대중 정권이 구조조정의 칼을 막 뽑아들기 시작하던 지난 ’98년 4월에 우리 노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9개 출연연구기관의 비정규직은 전체 종사자 14,322명중 4,005명으로 27.9%에 지나지 않는다. 정규직은 72%로
10,317명이었다. 비정규직 4,005명중 연구직은 3,088명(75%)이고 기술행정직은 917명(22.9%)이였다. 연구직 3,088명중
산학연구원이 830명(26.8%)으로 가장 많았으며, 시간제 연구원도 785명(25.4%)이나 된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27개
출연연구기관(이중 20개는 98년의 조사기관과 동일함) 비정규직은 6,390명으로 전체 종사자 12,916명의 49.5%에 달하며,
정규직은 6,526명으로 50.5%로 급격히 줄어든다. 대략 4년 사이에 비정규직의 비율이 1.8배가량(27.9%→49.5%) 증가되었으며,
정규직은 72%에서 50.5%로 3분의 1정도가 증발된다. 이 사라진 정규직(21.5%)의 대부분은 비정규직이 되었거나, 새로운
비정규직으로 대체되었을 것이다.
98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노동자들, 특히 행정·사무직의 여성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막는 방패막이가
되었고, 인원감축 몇 %를 채우는 숫자놀음의 첨병이 되었으며, 남성노동자들의 무관심과 자기보호 본능에 가려 급격하게
비정규직, 심지어 파견용역으로 전환되었다. 당시 한국자원연구소(현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여성노동자(행정직)를
경비직으로 발령을 낸 사건과 전자통신(연)의 사람사냥(너무 많이 짤랐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하여 직원이 박사 1명을 데리고
오면 수당 000,000원, 석사 000,000원)은 정권과 사용자들이 맹목적인 인원감축에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의 외적조건들이었다. 내부로 들여다 보자!! 우리노조는 산별노조로 규약의 조직대상(전국의 과학기술계
정부출연기관 및 공익·공공연구기관 종사자)인 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의 문제로 그리고 책임의
문제로 많은 지부에서 비정규직의 조합가입을 사실상 막고 있는 실정이며, 비정규직에 대한 조직화 작업은 손도 대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정부가 구조조정과정에 예산삭감 및 유보등 예산권을 휘두르면서 근로조건의 후퇴
뿐만아니라 전임자 축소등 각종 단체협약 개악을 강제해오면서 이면계약이나 구두합의의 형태로 노동조합 상근자(사무간사)까지
‘파견용역’으로 채용되는 일이 일부 몇 몇 지부에 서 발생해 온 것 우리 노조의 냉혹한 자화상이다. 비정규직, 정규직으로
노동자들의 단결을 갈라치기하고 서로간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자본의 노동자 분활 전략의 일환이다. 굳이 산별을 따지지
않더라도 ‘단결’이라는 노동자의 가장 큰 무기는 우리내부의 장벽을 걷어 내는 데부터 시작된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결국
정규직의 문제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