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산하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변화가 시급하다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정부의 조직개편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로 소관부처가 이원화된 이후 두 부처는 출연(연)의 기능 재정립과 활성화를 위한 대략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출연(연) 발전방안에 대한 목표와 추진전략을 세워 이미 장관 보고를 마친 상태다.

우리 노동조합은 출연(연)의 발전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왔고 이 중 지식경제부 산하 전문생산기술연구소에 대한 계획도 출연(연)의 변화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경우 설립근거법이 달라 운영방식에 있어 출연(연)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예산의 대부분을 국가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산업원천기술 개발, 중소기업 기술지원 등을 주요 임무로 삼고 있어 그 역할과 기능에 있어 출연(연)과 거의 유사하다. 이러한 이유로 출연(연)의 기능조정이 이루어진 후에도 출연(연)과 전문생산기술연구소간의 유사․중복의 문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생산기술연구소는 앞서 밝힌 것처럼 예산의 대부분을 국가연구개발비로 사용하면서도 법률상 민간법인으로 있다 보니 공적영역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왔다. 혹자들은 전문생기술연구소가 자체 능력으로 과제를 수주해 기관을 운영한다고 주장하지만 방식이 조금 다를 뿐 그 재원은 출연(연)이 사용하는 국가연구개발비이다.

한편 부패와 비리 의혹이 제기되거나 현실로 나타나는 일도 적지 않았다. 몇몇 섬유관련기관들은 연구비 사용과 관련된 비리 의혹으로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받기도 했고, 청렴위의 조사로 잘못 사용된 연구비가 환수된 경우도 있다. 실크연구원의 경우 임원과 보직자 몇몇의 연봉이 기관 인건비의 절반을 차지하기도 한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일부 직원들이 과제와 관련된 기업 주식의 시세차익을 얻어 이것이 법적 소송으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심각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일부 연구소들이 설립 목적에 부합하여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을 통해 지역과 기업의 성장에 일조하지 못하고 이사회 등에 편입된 일부 기업의 사적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식경제부가 전문생산기술연구소와 관련하여 용역을 발주하였다고 하나 그 구체적 진행상황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올바른 발전이 과학기술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시급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공적영역으로의 전환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 적용 대상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둘째, 지식경제부 내 출연(연)과 유사․중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에 대해서는 기능 재정립과 관련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산업기술혁신촉진법’ 개정과 관련하여 동 법률 제42조에 근거하고 있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기능과 역할을 출연(연)과 중복되지 않도록 법적근거의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출연(연)이 수행하지 않는 특화된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에 대해서는 연구개발비의 안정적 지원 등 구체적인 안정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셋째, 지배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 동일업종별 단일 이사회를 구성하고, 몇몇 섬유관련기관에서 기형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비상근 이사장의 기관운영권한을 원장중심의 전문경영인제로 전환하여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 안정적인 감사체제를 수립하고, 부패와 비리 사건과 관련한 공무원 의제 적용 등 관련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2007년도에만 3000억대의 국가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있고, 과학기술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변화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주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한다.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의 관심과 지식경제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기대한다.

2008. 10. 23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