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개인정보까지 요구하는 감사원, 대책없이 내주는 과학재단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원 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공공기관의 통폐합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및 사유화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감사원이 고유직무를 수행한다는데 이를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과학재단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요구하는 자료 중에는 과거에 듣도 보도 못한 자료제출을 요구하였다.

직계존비속까지 주민번호, 직업 제출 요구

감사원은 직원들은 물론 직계존비속과 심지어 파견업체직원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직업을 요구하였고, 과학재단은 제출 요구사항 중 직업만 제외하고 파일로 송두리채 제출했다.

감사원법과 감사원직무감찰규칙에 의하면 「자료의 제출요구는 감사상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라고 되어 있으며 법률 어디에도 개인정보에 관한 자료를 요구할 수 있고, 제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용도도 적시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포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과잉자료 제출요구이며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노동조합과 관련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운영을 기업을 경영하듯이 결과만 좋다면 과정과 절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유신시대 정신을 닮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학재단의 감사방법만 보더라도 현 정부의 국정철학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법과 규정, 원칙을 따지고 잘잘못을 가리는 감사원이 정작 본인들은 「실지감사시 실지감사통지서를 해당 기관에 통보해야 함」에도 관례라는 이유를 들어 공문도 없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또한 과학재단 사용자는 단체협약에서 정한 개인정보관리를 정면으로 위반하였다.

단체협약에는 「사용자는 조합원의 개인정보를 해당 조합원 동의 없이 담당부서와 담당자를 제외한 회사 내외의 제 3자에게 제공해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관련법을 위반한 감사원과 과학재단 사용자에 대한 고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강구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8년 5월 2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