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출근투쟁 일기 첫회 부터 다시 올립니다 |
2004년 11월, 복직쟁취 출근투쟁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고영주 위원장님이 자유게시판에 일기형식으로 올렸던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올려 드립니다.
첫회부터 최근 일기까지 계속 올려 드릴 예정이오니 그 동안의 출근투쟁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투쟁에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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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 투쟁을 시작하며 **
<화학지부소식지, 여명 제 77호에 실은 글입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해고자 조합원 고영주입니다. 지난 번 노동조합 소식지(10월 14일자, 여명 제 76호)를 통해, 90년 화학(연)노동조합 위원장을 시작한 이후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위원장,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거쳐 노동조합 전임자 자격으로 영국 유학의 길에 오르게 된 과정, 그리고 그것 때문에 연구원에서 해고된 과정 및 그 해고의 부당함을 밝히는 편지를 보내드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바로 그 부당함 때문에 기간이 얼마나 걸리든 복직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할 수 없다는 심경을 피력하였습니다.
[출근투쟁을 시작합니다]
이제 그 일환으로 노동조합의 결정에 따라 매주 1차례 과기노조 및 화학지부의 동지들과 함께 출근 투쟁을 시작합니다.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아침 출근길에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아무 말 없이 길가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서있는 것은 저나 함께 서있는 동지들, 그리고 출근하는 조합원 및 직원 여러분들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화학연구원에 부당한 해고자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최소한의 노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답 없는 김충섭 원장]
김충섭 원장이 제 해고 건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2000년 12월 저를 해고 시킨 이후, 제가 영국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단 한차례도 만나자고 연락이 온 적도 없고 노동조합의 거듭되는 복직 요구에도 묵묵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저를 해고시킬 때 "고영주를 해고하더라도 과기노조가 무슨 힘이 있는가"라고 했던 김충섭 원장의 말입니다. 현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지 모를 일입니다.
[사실을 왜곡하는 국감 증언]
다만 지난 10월 15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희선 상임위원장(열린 우리당)이 "해고는 신중해야 하고 복직은 유연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하며 복직을 촉구한 발언 겸 질문에 대해 김충섭 원장은 "인사위원회를 4번이나 하며 신중하게 결정한 것이며 복직은 법적인 결정에 따르겠다"고 발언하였고 그것이 간접적으로 확인한 원장의 공식적인 입장일 뿐입니다.
그러나 인사위원회 4번 운운한 것은 실제 내용과 사실을 왜곡하는 발언이었습니다. 인사위원회 개최 과정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별도로 작성 첨부하였습니다(화학 소식지 여명 제 77호 참조). 횟수로 운운할 수 없는 의도된 해고의 과정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노사관계는 법적인 판단을 뛰어넘는 대화와 타협의 예술입니다. 무조건 해고해놓고 법원에서 지면 ‘아니면 말고’식의 전근대적인 한국적 방식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다를 수 있는 의견과 입장]
한편 이 과정에 해고만은 막아보자고 노력했거나 걱정해주셨던 연구원의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지면을 빌어 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물론 연구원 측으로서는 한편으로 답답하기도 할 것입니다. 연구원으로 들어와 노동조합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과 정부출연기관 및 국가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화학연구원의 발전에도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자부하지만 연구원 측으로서야 오히려 그것이 늘 부담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초기업단위 노조 전임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도 노조와 사용자의 주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대답이 필요한 의문들]
하지만 노동조합이 그것만을 가지고 해고의 부당함과 복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초기업단위 노조에서 전임자를 유학 보낸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따라서 해고의 정당성에 대한 법적인 판례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안 된다고 했던 이유, 단체협약에 전임자의 교육훈련 조항이 있음에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이유, 해외파견이나 휴직에 대해서조차 검토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던 가하는 점입니다.
또한 전임자 문제로 부딪혔을 때 얼마나 의견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는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다른 노력이 있었는가, 더 나아가 해고를 정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점 등은 진지한 대답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 어느 것도 김충섭 원장은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실과 복직을 향한 소망]
매주 1차례의 출근 투쟁은 한편으로 그 답을 찾아가는,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과정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복직에 대한 조합원과 직원 분들의 공감대가 조금이나마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출근길에서 뵙겠습니다.
고영주 드림
<<첫 출근 투쟁에 덧붙여>>
- 화요일(11월 23일) 처음 시작한 출근 투쟁에
본부의 이성우 위원장, 김영목 사무처장, 이경진 조통국장,
대전권에서 최영섭 부위원장(자원 지부장), 이종우 생명 지부장,
이광영 표준 사무국장
화학에서 이운복 지부장, 이상호/윤홍길 부지부장, 박효정 총무부장,
김태순 문화부장, 신동오 정책부장
동지들이 참가해주셨습니다.
1시간 서있으면서 발이 시려웠습니다.
함께 서있는 동지들에게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미안했고
반드시 복직해야겠다는 결의를 속으로 다시금 다졌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11월 30일) 출근 투쟁 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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