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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산업기술평가원노조 필증교부는 부당한 행정처리입니다!
  과기노조 DATE 2004-10-04 15:55:10  HIT 1427  
  Attach 산기평편지041004.hwp (49152 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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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과학기술동조합에서 알려드립니다 >

산업기술평가원노조 필증교부는 부당한 행정처리입니다!
-노조의 자주성을 구청공무원 한두 명이 재단할 수 없습니다!-

산업자원부의 연구개발사업을 전담관리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하 “산기평”)에는 1994년부터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 “과기노조”)의 한국산업기술평가원지부(이하 “산기평지부”)가 있었습니다. 여느 정부출연기관과 마찬가지로 대립도 있었지만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왔던 곳입니다. 그러나 2002년 11월부터 산업자원부가 ‘단체협약 개악’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산기평 사용자가 노조 탄압을 계속해 노동조합의 핵심 간부들은 징계와 해고를 당했고, 사용자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겨 100여 조합원 가운데 80여명의 조합원이 집단으로 노동조합을 탈퇴했습니다.
무자비한 탄압 속에서도 남은 23여명의 조합원과 과기노조가 노동조합을 지키고 부당한 탄압에 맞서 끈질긴 싸움을 계속해 오고 있었습니다. 이런 투쟁이 있어서 징계와 해고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치면서 모두 ‘부당징계’와 ‘부당해고’, 그리고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을 받았으며, 민사소송에서도 노동조합이 승소했습니다.

어설픈 행정처리로 10년 민주노조 사라져
그러나 이러한 힘든 투쟁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일개 구청의 공무원 한두 명의 어설픈 판단과 무리한 법 해석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무력화시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에서 조합원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자의적으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노동조합을 설립(조직변경)한 것에 대해 설립신고필증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속된 표현에 따르면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와 법원까지 거치면서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수많은 법률적 판단에 따라 인정해 온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간단하게나마 되짚어 보겠습니다.
지난 해 노조를 집단으로 탈퇴한 사람들이 지난 9월 6일부터 사흘간 집단으로 과기노조에 노조가입원서를 제출합니다. 그리고 가입원서 제출 하룻만에 산기평지부의 총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안건은 ▷조직변경(현재 산별노조인 과기노조 산기평지부에서 단위노조인 산기평노조로 바꿈) ▷규약제정(새로운 노조가 생기니 새로운 규약이 필요) ▷임원선출(단위노조의 새로운 임원 선출) 등으로 현재의 노조를 전복하고 새로운 노조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조합원 자격 없어도 무조건 인정?
이에 따라 과기노조에서는 가입희망자 가운데 노조가입 대상이 아니거나 노조 전복을 목적으로 가입한 희망자들에게는 가입원서 반려 통보를 하고, 나머지 가입희망자들에게는 개별 면담을 통해 가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또다시 총회소집 요구를 하고, 9월 14일 자신들만이 모여서 총회를 열고, 이런 안건을 통과시키고, 강남구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합니다. 그러자 강남구청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9월 17일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함으로써 힘들고 어렵게 싸워온 기존의 과기노조 산기평지부를 ‘완전히 죽이는’ 결정적인 과오를 저지른 것입니다.
우리 과기노조는 강남구청의 이런 과오가 생기지 않도록 몇 차례나 담당공무원을 찾아가 그동안의 산업기술평가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설명했습니다. 여기에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은 물론이고 긴 투쟁과정에서 생긴 해고자들의 해고투쟁 등 여러 가지 사안이 얽혀 있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또한 강남구청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면 노동부에 질의회시 등을 통해 답변을 들어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한 후에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만 담당공무원의 독선과 오만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강남구청이 산업기술평가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받아들인 데는 다음과 같은 잘못이 있습니다.
우선, 집단가입원서를 제출한 노조가입희망자들의 자격요건이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지난해부터 사용자의 사주로, 또는 본인들의 판단으로 집단 탈퇴와 집단가입을 일삼았다고 하더라도 과기노조는 문제 삼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은 가입과 탈퇴를 자유롭게 인정하고 있는 자주적인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산기평에서 노조가입원서를 집단으로 제출한 사람들 가운데는 ‘사용자를 위하여’ 일하는 보직자를 포함해서, 그동안 사용자들의 끈질긴 요구로 ‘사용자를 위해서 일하는 자’로 구분하여 단체협약과 노동조합 규정에서 노동조합 가입대상에서 제외한 사람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가입원서만 제출했다 해서 어떻게 조합원의 자격이 되는지, 강남구청 공무원은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쉽게 판단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민조노조 파괴? 사용자의 사주?
설사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하룻만에 현재의 산별노조 지부를 해산하고 다른 노동조합을 만들자는 게 어찌 정상적인 노동조합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동안 징계, 해고까지 당하며 어려운 투쟁을 해 온 조합원이 있는데, 이런 투쟁을 방해하기 위해, 그리고 이처럼 어려운 노동조합을 완전히 와해시키기 위해 가입하겠다는 것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동참하겠다는 것인데, 강남구청 공무원은 어떻게 이를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자주적인 의사로 판단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집단 가입원서 제출과 총회 소집 요구, 그리고 노조설립신고서 제출 등 일련의 과정에 사용자가 직접 개입한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외근중인 보직자들에게 가입원서를 직접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으며, 조합도 설립되기 전에 사용자가 가입대상자들에게 근무시간을 할애하여 떼 지어 구청에 드나들게 하거나, 이를 위한 이동수단을 기관예산으로 제공하는 등 부당한 비용 제공혐의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가입원서 제출자 대부분은 지난해 노조를 집단 탈퇴한 이후 사용자의 노조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편승하거나 사용자와 함께 노조탄압을 자행함으로써 ‘구사대’ 역할까지도 서슴없이 해 왔던 사람들입니다. 노동조합의 집회와 행사에는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여 사측에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부당한 징계와 해고를 자행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또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며 원장에게 항의방문을 하러 갔을 때는 이들이 앞장서서 조합원들을 막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했습니다. 그들이 집단으로 조합을 탈퇴하지 않았더라도 과기노조는 그들을 제명 등의 중징계를 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들이 이렇게 집단가입원서를 제출하고, 조직변경을 통해 새로운 노조를 만든 목적은 분명합니다. 그동안 징계와 해고를 당하고, 사용자의 탄압에 못이겨 수많은 조합원이 집단탈퇴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싸워 온 민주노조, 즉 과기노조 산기평지부를 파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들이 단위노조를 만들면 사용자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부당한 징계와 해고를 정당화 시키려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산자부에 ‘민주노조 파괴’라는 ‘성과’를 드러내어 과잉충성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구사대’가 노동조합의 주인으로?
이처럼 사용자의 사주를 받은 사람들과 구청공무원의 오만한 행정처리가 맞물려 그동안 힘겨운 투쟁을 해 오면서 자주성을 유지해 온 노동조합을 말살시킨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이즈음 정부와 사용자의 엄청난 탄압으로 인해 민주노조들은 노동조합 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를 이렇게 부당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파괴한다면 이는 심각한 노조 탄압임이 분명합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러한 노조탄압과 노조 파괴에 그냥 무릎을 꿇을 수 없습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반드시 산기평에 단위노조 설립을 인가한 강남구청의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며,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는 반드시 배상받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노조의 힘을 모아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밝힙니다.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큰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2004년 10월 일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위원장 이성우 드림

* 앞으로 관련된 정보와 자료를 수차례에 걸쳐 보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얻기 원하시면 http://itep.nodong.net(산기평지부 홈페이지, 판결문과 보도자료 등을 갈무리하고 있음)나 http://kstu.nodong.org/2003/(과기노조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전화 042-862-7760(과기노조), 011-451-7760(위원장) 또는 메일 tskstu@jinbo.net 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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