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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 KAIST 풍동 사고 1주기를 맞이하면서
- 이공계 대학원생들도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환자가 실험실내 감염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사스바이러스를 보관하고 있는 소속기관 국립보건연구원의 실험실 관리를 강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탄저와 콜레라, 페스트, O-157, 페스트, 브루셀라, 보툴리늄 등 고위험 병원체를 갖고 있는 대학연구소, 보건환경연구원 등 전국 28개 기관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관리기록 소홀 등 경미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적합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 서울의대 모 교수팀에서 실시한 'WHO의 미생물실험실 안전기준 충족도' 조사에서, 국내 미생물실험실 상당수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21개 안전기준 중 단 1개도 충족시키지 못할 정도로 열악하다는 내용과 사뭇 대조된다. '정부의 실험실 안전 의식'은 늘 이런 식이다. 안전기준이 이처럼 열악한데도 안전 점검에 이상이 없다고 둘러댄다.
지난 5일과 7일 STX조선소에서 잇따라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작업공정을 맞추기 위한 회사의 무리한 강제 작업이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출연연구소의 비정규직 연구원들이나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처한 연구 환경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교수나 선배연구자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 열악한 안전시설, 게다가 연구에 대한 지나친 열정은 도리어 실험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고가 나면 학교나 관계 당국은 사고의 책임을 완전히 연구자 개인의 부주의로 몰아 부친다. 희생자를 두 번 죽이는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것이 있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실험실 안전의 문제는 실험실 노동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제 더 이상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근로자'에 해당 한다 안한다 논쟁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미룰 이유가 없다. 부족한 인력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들의 실험실 노동은 정출연이나 기업연구소와 다를 바 없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실험실 안전이 간단히 4대 보험가입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야만 학교라는 이름 속에 감쳐진 억압적인 모순 속에서 온갖 사건 사고에 노출된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법적 제도와 장치를 정비하라. 과기노조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다는 핑계로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미적거리는 정부와 학교 측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실험실 안전을 쟁취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학생들을 도와서 이러한 불행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04년 5월 13일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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