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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자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당당하게 나서라
  공공연구노조 DATE 2007-04-25 10:57:23  HIT 1920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당당하게 나서라


2006년 8월 발표되었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이 구체적으로 시행될 5월이 목전에 다가왔다. 지난 2-3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정출연’)은 ‘무기계약근로자 전환 계획서’와 ‘외주화 타당성 검토서’를 과학기술부에 제출하였고, 이를 토대로 행자부, 기획예산처가 예산관련 사항 등을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으로, 노동부는 올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해결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한 조건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사용자가 관련한 모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으나, 우리 노조가 입수하고 언론 등에 알려지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실로 ‘경악’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일시적이고 간헐적이며 보조적인 비정규직 노동자


정출연 29개 기관 사용자들이 과학기술부에 제출한 ‘무기계약근로자 전환계획서’를 살펴보면,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이 연구인력 비정규직 노동자를 무기계약 전환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업무가 ‘일시적이고 간헐적이며 보조적인 업무’이므로 이들을 지속적으로 고용할 이유가 없으며, 계약기간 만료와 동시에 해고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 행정 및 기타 지원인력에 대해서도 극히 일부만을 대상자로 삼고 있으며, 연구인력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이고 간헐적이며 보조적인 업무’이므로 이들을 지속적으로 고용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 정부 정책의 기만성


대통령의 지시로 국무총리가 진두지휘한 공공부분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실상과 비정규직 관련법 시행령의 내용은 어떠할까?


지난 2월 과기부 과학기술인육성과의 주무관이 무기계약전환 계획서와 관련해 발송한 이메일에는

- 정출연 연구인력은 (무기계약) 대상에서 제외

- 정규직 전환은 원칙적 금지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한편, 노동부가 제출한 기간제법 시행령 제정안에는

- 박사학위 소지자

- 기술사 자격증 소지자 등을 무기계약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목적과 외주화의 남용을 막기 위해 타당한 기준을 만들겠다던 본래의 취지는 사라지고, 이런저런 이유와 단서조항을 두어 정규직화는 물론이고 개념도 애매한 무기계약으로의 전환마저 불가능한 상황으로 만들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전보다 전혀 나아지는 것 없이 오히려 고용이 더욱 불안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다.


▣ 정출연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


우리 노동조합이 2006년 발간한 비정규직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정출연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총원대비 47.5%에 달한다. 이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비율 25%에 비하면 두 배 가까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1996년 PBS제도 시행과 1998년 정부의 일방적인 인력감축 중심의 구조조정 이후 급격히 증가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는 2000년 이후 총원대비 비율이 전혀 감소하지 않고 있으며,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연구인력 35.1%, 지원인력 4.0%, 간접고용 노동자 8.4%)


비정규직 노동자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평균70%이하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고, 1년 이하의 불안정한 계약기간과 일방적인 계약해지로 인한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각종 복리후생제도와 교육훈련, 승진 등 모든 제도에서 다양한 차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우리 노동조합이 정출연 과제책임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하는 주된 원인을 73.7%가 인건비와 정원부족으로 꼽고 있으며

- 정규직 노동자와 업무의 동질성 여부에 대하여 66.3%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 차별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92.6%가 그렇다고 답하였고

- 비정규직 노동자를 2년 마다 해고할 경우 발생할 영향에 대하여 72.6%가 ‘연구역량이 축적되지 않아 대단히 부정적’이라고 답하였다.

- 비정규직 노동자의 2년 후 정규직화에 대한 질문에는 ‘필요없다’는  5.3%에 불과하였으며, ‘당연한 조치’ 44.2%, ‘당연한 조치이나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해고’ 17.9%, 기타 및 무응답 32.6%로 나타났다.


결국, 정출연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10여 년 동안 기관운영의 필수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일시적’이지도 ‘간헐적’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는 정규직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보조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당당히 나서라


과학기술계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과 고착화는 정출연의 위상과 역할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이며, 나아가, 그들의 열악한 처지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가중시켜 과학기술계의 미래마저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정출연 사용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거짓보고서를 제출하고, 정부가 법과 제도로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철폐와 고용안정을 가로막는 상황을 바꾸어내지 않는 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해결은 불가능할 것이다.


사용자는 정부의 예산지원과 법 그리고 제도의 개정을 요구하고, 정출연의 올바른 위상과 역할을 세우기 위한 우리 노동조합의 교섭요청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당당히 나서야 한다.


▣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하여 투쟁하자


부족한 인건비를 충당하기 위한 과제 수주의 무한경쟁과 과다한 과제수행, 비합리적인 평가에 따른 성과급 차등지급 및 압박, 경영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상시적인 현장통제 등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녹록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정규직 노동자의 이해와 충돌하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확산과 고착화 과정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인력감축과 아웃소싱, 경영혁신과 온갖 현장통제로 고통 받아온 세월과 정확히 일치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PBS제도 등 연구현장의 주요한 사안과 곧바로 연결되어 있으며, 문제해결의 과정은 정출연 등 과학기술계의 고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해결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이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기초한 과학기술정책으로 인해 정출연의 본래 설립 취지와 역할은 뒤로 밀려나고, 연구현장은 날로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 가릴 것 없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연대하여 투쟁하는 하는 것만이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비정규직 노동자여 단결하라! 투쟁하라!


지난 수년 동안 우리 노동조합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계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앞으로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해결을 위해 극복해야 할 수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구 과기노조) 소속 사업장 정규직은 55%의 가입률을 나타내고 있으나, 비정규직의 가입률은 5% 미만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낮은 노조 가입률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운 조건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대한 대표성을 부정받기 일쑤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결집하고 이의 힘을 모아 투쟁하기도 어려운 조건이다.


이제는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장애와 굴레를 벗어던지고 단결하여 투쟁하자!


▣ 우리의 요구


- 사용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역할을 폄하하고, 실상을 왜곡한 거짓보고서를 즉각 철회하고, 노조 및 비정규직 노동자의 동의하에 새로운 보고서를 제출하라!


- 사용자는 권한의 한계가 있다는 핑계로 정부만 탓하지 말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철폐, 정규직화(고용안정) 방안을 강구하여 즉각 시행하라!


- 정부는 기만적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즉각 철회하고,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2007년 4월 16일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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