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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부와 연구회는 출연(연)에 대한 졸속적인 감사기준(안)을 즉각 철회하라!
- 출연(연) 감사제도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촉구한다. -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라 함) 산하 3개 연구회는 지난 2006년 12월 정기이사회에서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라 함) 감사기준(안)을 의결하였다. 이번 감사기준(안)은 2006년 5월 과학기술 부총리의 지시에 의해 시작되었고, 과기부 감사실 주도하에 감사발전협의회 회의, 3개 연구회 사무국장 회의, 감사와 검사역 워크숍 개최 등을 거쳐 작성․검토․추진되었다고 한다.
연구회의 이사회 회의자료에 의하면, 출연(연) 감사제도 발전방안의 주요내용은 ① 감사제도 체계적 운영․관리 ② 감사의 독립성 강화 및 감사보조기관 통제관리 개선 ③ 감사인력의 전문성 향상지원 ④ 감사의 근무활성화 및 소속감 제고 ⑤ 감사인력의 사기진작 및 자긍심 제고 ⑥ 감사에 대한 근무환경개선 등이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회가 제정한 감사기준(안)은 출연(연)의 감사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명확한 한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감사기준(안) 제정의 목적과 달리 그 제정 배경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널리 지적되고 있다. 또한 감사기준(안) 작성의 절차와 과정이 대부분의 출연(연)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배제된 채 과기부의 주도하에 연구회와 감사협의회가 주축이 되어 이루어졌다는 근원적 문제점이 있다. 더구나, 이와 같은 이유로 인해 결과적으로 감사인력의 사기진작, 근무환경개선 등의 내용을 제외하면 기존의 감사관련 규정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우리 노동조합이 지난 수년간 지적해온 출연(연)의 감사제도와 관련한 문제의 핵심은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과기부 감사, 국정감사, 감사원 감사, 일상감사와 특별감사, 기관평가 등 출연(연)을 둘러싼 감사의 중복성 문제이다. 출연(연)의 특정부서는 ‘각종 감사와 기관평가 준비로 세월을 다 보낸다’는 하소연이 있을 정도로 출연(연) 감사의 중복성의 문제는 심각하다. 감사가 많아서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각각의 감사가 감사의 목적과 영역을 명확히 달리하고 있지 않다는 중복성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이다.
둘째, 출연(연) 감사기능과 인력의 전문성과 독립성 문제이다. 감사기능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주된 원인은 낙하산인사와 ‘눈치보기’와 ‘짜맞추기’식 감사이다. 과거에는 물론이고 노무현 정권이후 더욱 심각해진 낙하산인사는 감사기능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현저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그리고 주무부처의 정치적 의도와 이해에 의해 이루어지는 감사로 인해 감사기능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
셋째, 감사의 신뢰성 문제이다. 이것은 감사기능의 전문성과 독립성 결여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로서, 감사결과에 대한 출연(연) 구성원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다.
넷째, 감사기준과 기관평가 지표 등 감사제도의 체계적 기준의 문제이다. 출연(연) 설립과 운영 목적에 걸맞은 감사와 평가의 기준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
다섯째, 내부고발자 보호 취약 등 출연(연)의 자체적인 정화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문제이다. 연구개발활동의 특성상 출연(연) 내부에서 구성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구조가 형성되어 부패와 비리, 도덕적 해이의 위험을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자체적인 정화구조를 마련하는 것은 어떠한 감사제도보다 더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이를 제도화하여 정착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고 따라서 제도적 뒷받침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내부고발자는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출연(연)의 현장은 ‘문제를 제기해봐야 자기만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외에도 감사인력들의 헌신성 결여, 상임․비상임의 문제, 순환근무제도의문제 등 해결해야 할 각종 쟁점들이 있다. 출연(연)의 감사제도를 둘러싼 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과기부가 주도하여 연구회가 제정한 감사기준(안)에서 우리는 안타깝게도 위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한편, 출연(연) 감사기준(안) 제정 과정을 살펴보면, 과기부의 불투명한 일방적 비밀주의적 업무추진방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감사제도 발전방안을 작성하고 추진하는 7개월 동안 토론회와 공청회를 각각 1회 개최하였으나, 이들 모두 과기부 차관과 감사담당관실, 감사발전협의회(출연(연) 감사모임)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었고 정작 출연(연) 당사자들은 배제되었다. 출연(연) 기관장들은 물론이고 우리 노동조합 또한 감사제도 발전방안 추진에 대하여 모든 정보를 차단당해왔고, 심지어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어 감사기준이 제정되고 각 기관에 시행되기까지 사용자들은 우리 노동조합에게 사전․사후 통보를 하지 않았고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결국, 과기부와 몇몇 감사들이 방안을 수립하고 추진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제정된 감사기준(안)이 출연(연) 감사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발전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결국 새롭게 제정되었다고 하나 감사기준(안)은 출연(연)의 기존 감사관련 법령, 정관, 규정 등과 대부분의 내용에 있어 차별성이 전혀 없으며, 감사인력의 처우개선, 근무환경 개선, 권한의 강화 등 현직 감사들의 소소한 불만을 달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감사활동비의 인상(월 1백만원에서 2백만원으로 상향조정), 감사조직 확대, 인사상 우대, 감사직무수당 신설 등의 새로운 감사기준(안) 내용은 감사제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 채 출연(연) 구성원들의 조소와 원성거리가 될 뿐이다.
출연(연)의 심각한 인건비 부족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능동적 조치를 취하지 않던 과기부와 연구회가 몇몇 현직 감사들의 불만을 기화로 별 다른 내용도 없는 감사제도 발전방안을 만드는데 적극 나섰다는 것은 과기부와 연구회가 출연(연)의 주무부처와 상급감독기관으로서 출연(연)의 구조적 문제를 얼마나 등한시하고 있는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출연(연) 감사제도는 출연(연)의 연구효율성 제고와 공공기관으로서 투명성, 공공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이다. 과기부와 연구회는 이번 소관연구기관 감사기준 제정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철저하게 반성하고 현재 졸속적으로 만들어진 감사기준(안)을 즉각 철회해야 마땅하다. 우리 노동조합은 과기부와 연구회가 출연(연) 감사제도의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7년 3월 1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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