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 감사관실의 진정문서 유출로
진정인들 7천만원의 손배청구와 형사고발 당해
- 과학기술부의 부실한 문서관리가 내부고발자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일이 또 벌어졌다.
우리 노동조합 한국과학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 지부는 2006년 11월경 문화재단 특별감사를 실시하던 과학기술부 감사관 5명에게 감사와 관련한 진정문서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런데 피진정인인 문화재단 나도선 이사장은 2007년 1월 19일자로 진정문서를 근거로 우리 노동조합 문화재단지부의 간부와 조합원 7명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법원에 총 7천만원의 손배를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하였다.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에 대해 과학기술부 감사담당관은 자신들은 문서를 접수한 후 내용을 파악하고 폐기하였기 때문에 유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나도선 이사장이 제출한 소장에 입증자료로 첨부된 문서는 분명히 우리 노동조합 문화재단 지부가 감사관들에게 제출한 진정문서이다. 따라서 과학기술부의 주장이 맞는다면 나도선 이사장이 과학기술부 감사관의 문서를 절도라도 했다는 것인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과학기술부 감사담당관의 주장대로 과학기술부가 진정문서를 고의로 유출하지 않았더라도, 진정문서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피진정인 나도선 이사장의 손에 들어가 진정인을 상대로 한 소송에 입증자료로 쓰였다는 사실에 대한 엄중한 행정적․도덕적 책임은 여전히 남아있다.
과학기술부 감사관실이 작년에 작성한 「2006년 반부패 청렴대책 시행계획」은 부패행위 신고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다음과 같이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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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반부패 청렴대책 시행계획」
5. 신고 활성화를 위한 신고자 보호보상 확대 강화
□ 부패행위 신고자 보호를 위한 보호조치 강화
○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처분 금지, 보호․보상제도 교육 등
○ 조사과정에서 신고자의 피해 보호를 위해 인적사항 기재생략 등 특별한 보호조치 강구
-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을 준용하여 인적사항 기재생략 등
□ 신고자 보상 활성화
○ 부패행위 신고 활성화를 위해 보상후보자를 적극 발굴하여 청렴위에 추천 |
과학기술부의 이러한 계획과 약속에도 불구하고, 공익목적의 내부고발자들의 신분과 진정문서가 유출되어 내부고발자들이 신분상 위협과 금전적 배상요구에 시달리는, 참으로 부당하고 분통터지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과학기술부 감사관실은 도대체 문서관리를 어떻게 하였기에 진정문서와 진정인들의 정보가 유출되어 공익목적의 내부고발자들이 형사고발을 당하고 민사소송의 피고인이 되는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나게 하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운 노릇이다.
한편 우리 노동조합 문화재단 지부가 제기한 진정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밝혀져, 과학기술부 특별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재단 이사장에 대하여 주의경고, 시정조치 등이 통보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공공기관인 문화재단의 투명하고 정상적인 운영을 갈망하여 공익적인 내부고발을 용기 있게 제기하였던 7명의 조합원들은 과학기술부 감사관실에 대한 배신감과 민사소송에 따라 예상되는 급여․부동산에 대한 가압류 등 심각한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지부장은 지난 2001년 정부통신부에 대한 기관의 비리의혹(이후 정보통신부 실장 및 관련사업자 구속)을 제기하였다가 신원이 노출되어 해고되었고, 2003년에는 우리 노동조합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지부의 5명 조합원이 내부비리(이후 기관장 및 주요보직자 벌금형)를 폭로하였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그리나, 이들 모두는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부당한 해고로 인정하여 복직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06년에는 우리 노동조합 한국패션센터 지부가 섬유기관의 비리(이후 패션센터 이사장 구속)를 산업자원부 감사관에게 전달하였으나 감사관은 오히려 제보자를 협박하고 신상을 비리혐의자에게 유출하였으며, 우리 노동조합은 같은 사건을 청렴위에 제소하였으나 청렴위조차도 실수라고 인정하면서도 제보자의 신상을 유출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과학기술부 감사관실이 중앙행정기관으로서 한심스럽고 무책임한 문서관리와 행정활동을 되풀이하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소속된 사업장 모두가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공기관이며, 따라서 우리 노동조합은 그 중요한 역할의 하나로 부패와 비리에 대한 감시와 고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부고발을 할 때마다 당사자들이 해고당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 현실이고 이로 인해 우리 노동조합의 적지 않은 조직적 역량 훼손과 조합원의 개인적 희생이 뒤따르고 있다. 구조적으로 부패와 비리의 구체적 고발은 현장 종사자들에 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따라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내부고발자에 대한 불이익과 탄압으로 인해 내부고발에 대한 회의와 두려움이 팽배해진다는 것이다.
과학기술부 감사관실은 진정문서와 진정인들의 신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하여 무조건 책임 없다는 식의 자세로 발뺌할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그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잘못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소위 ‘행정선진화’는 번지르르한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것은 바로 잡는다’는 건전한 상식과 원칙을 지키는데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7년 2월 1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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