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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기존 정치인 뺨치는 과학기술계 원로들의
정치행각을 중단하라!
지난 2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시중, 이하 '한국과총')는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39회 정기총회를 열어 '경제 난국 타개를 위한 과학기술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러한 내용의 시국선언이 얼마나 치졸하고 기존의 정치인 뺨치는 관료주의적인 발상인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나라 자본주의 사회 구조는 많은 과학기술자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자본은 첨단기술을 가진 특출한 과학기술자,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 아주 소수의 과학기술자들만을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 100명의 과학기술자가 모여서 했던 일들을 이제 서너 명의 핵심기술자들을 고용해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일반 과학기술자들은 일자리가 없다.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 돈 중심의 사회구조, 이공계 기피는 이러한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에서부터 시작된다.
한국과총의 시국선언은 이러한 사회적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의 조기강화를 위해 (가칭)국가경쟁력강화특별법을 제정하라', '정치권은 비례대표의 30% 이상을 남ㆍ여 과학기술인에게 배정하라', '과학기술전문가의 공직진출 확대 계획을 앞당겨 실천하라'. 사회적 인식이 없는 과학기술자들의 정치적 행보가 도리어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사례들을 우리는 너무 자주 봐왔다. 500만 과학기술자들이라고 해봐야 한국사회의 축소판일 뿐이다. 사회·역사적 인식이 모자란 과학기술자들이 국회에 진출한다고 해서, 이공계기피가 사라지고 국가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착각이다.
물론 과학기술자들이 천대받거나 불이익을 받는 현실은 분명히 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공계기피 시류를 타고 국가경쟁력 운운하면서 공직 진출을 요구하고 있는 국가 과학기술계 원로들의 처세술은 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 과학기술계 원로들에게 과학기술은 '금배지에 대한 욕망'의 수단이요 방편일 뿐이다. 일부 원로 과학기술자들의 정치인 뺨치는 정치적 행각은 후배 과학기술자들을 더욱 힘든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어 국민적 개탄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과총은 이런 시국선언을 하기 전에 원로 과학기술자로서 마땅히 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얼마나 다 했는지를 깊이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 사회 전체의 공익적 이익을 위해 얼마만큼의 책임 있는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과학기술자들의 사회적 책무를 대중들이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공직 진출이 아니어도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 후배 과학기술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과학기술계의 원로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04. 3. 2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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