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과학 3총사 총력전 펼쳐야"
[인터뷰]박기영 청와대 보좌관...출연연-기업-대학 연계 강조
ⓒ2004 HelloDD.com
과학기술계 개편이 한창이다. 과학기술부총리 승격, 과학기술혁신본부 신설 등 과학기술계에 일대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대덕넷은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최근 청와대 춘추관에서 만나 과학계 개편의 풍향과 성공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주]
"이제 총력전을 펼쳐야 합니다. 출연연, 대학, 기업 3대 주체가 어느 하나 기울게 되면 한국의 미래는 절름발이가 됩니다. 모든 주체가 새롭게 태어나도록 정부가 지원자 역할을 충분히 하겠습니다."
박기영(46)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국가 과학기술 개편과 관련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계 개편은 우리나라를 기술혁신 주도형 경제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등 3대 연구 주체가 역할 분담을 통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보좌관은 과학계 현장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한다. 현장과 일치된 과학 정책을 수립해야 하므로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수석간사 등을 역임하며 과학계 각종 현안들을 챙겨온 그는 이공계 대학원생들을 비롯해 기업인 면담, 각종 산업협회, 포럼, 과학계 NGO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
이런 박 보좌관이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학계가 혼연일체(渾然一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과학기술 정책 수립의 대표선수'로서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産·學·硏간 협력이 더이상 립 서비스에만 머무르면 안되고, 실제적인 연계를 통해 성과를 내야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의 환골탈태(換骨奪胎)할 수 있다는 절박감마저 느껴진다.
기업, 출연연, 대학 '따로 국밥'?..."이제 혼자선 경쟁력 없다"
박 보좌관은 지금이 출연연과 기업, 대학이 서로 연계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각 연구 주체들간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뭉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産·學·硏 총력전'이라는 새로운 '모멘텀(Momentum)'이 제시된 것이다.
물론 박 보좌관은 기업과 출연연, 대학이 저마다 독자개발에 고착화 돼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사실 기업 연구의 발전 속도와 연구비 투자, 기술 수준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출연연과 대학은 국가적 수요에 맞는 연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한 통계지표가 말해준다. 2003년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비중 97%는 자체적으로 쓰고 있다. 나머지 2%는 대학에, 0.7%는 출연연에 연구과제로 주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일방통행은 자연스럽게 쌍방통행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협력주체로서 다소 부족해보였던 출연연과 대학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
기업 입장에서도 이제 단독으로 연구해서 기술의 전 사이클을 커버하기 어렵기에, 연구개발 아웃소싱 필요성이 높게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 최근 몇몇 대기업의 기술담당 총괄책임자들이 출연연 기술을 헌팅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귀띔한다.
문제는 출연연과 대학의 발전 속도와 자체 혁신으로 귀결되는데, 박 보좌관은 "정부 차원에서 기초 원천기술은 대학이, 출연연은 원천 복합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시키는 체제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연 전문연구단위화 추진
박 보좌관은 "출연연의 연구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율적인 연구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출연연의 '전문연구 단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4 HelloDD com
출연연 체제를 유지하면서 우수한 연구 역량을 갖춘 전문 연구조직을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전문연구단위화는 출연연의 존재 이유를 정립하는데 가장 효과 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동안 박 보좌관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의 전문연구 단위화 사례를 자세히 연구하며, 어떻게 전문연구단위화를 구성하고 적용할 지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벌여 왔다.
박 보좌관은 "출연연 전문연구단위화를 조만간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협의해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전문연구 단위화의 당위성과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출연연 연구 인력의 물리적 이동까지 가능한 또 하나의 연구단지를 만드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필요한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 인력을 소수 정예화시키는 것입니다. 인건비와 연구비가 안정적으로 지원되며 대개 5~7년의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평가는 모든 사업이 끝난 다음 하고 성과가 좋으면 인센티브도 파격적입니다."
박 보좌관은 "전문연구단위의 성공사례 만들어 새로운 출연연의 역할을 정립하는게 목표"라며 "국가가 출연연에 의무와 기대를 부여하고 출연연의 정체성을 정착시켜가는 과정을 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이 원하는 복지기술, 국가 인프라 기술, 산업응용 기술 등 3가지 수요에 맞도록 출연연 역할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출연연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고 혁신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피력했다.
출연연의 구조조정을 말하는 건 아니다. 박 보좌관은 연구 현장 인력들이 전문연구단위화를 이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科技 경쟁력의 핵심...전주기적 '과학자 재교육' 추진
"국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연구 인력의 계속적인 재교육이 필요합니다."
박 보좌관은 과학 인재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국이 산다고 강조했다. 연구 인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교육 시스템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는 "과학기술 발전속도가 너무 빨라 반드시 연구 인력의 재교육이 필요한데 아직 국가적 차원에서 인재 양성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다"면서 "과학계 연구 인력의 전주기적 재교육 관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핀란드의 재교육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핀란드에서는 기술경쟁력 유지를 목적으로 연구 인력들에게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합니다. 또 현장에서 바로 연구 인력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가 계속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자기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 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박 보좌관은 "과학계에 인력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재교육 시스템 마련을 국가 기술혁신의 새로운 아젠다로 삼고 있다"며 "연구 현장에서 재교육과 관련한 의견수렴이 잘 모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연구원 재교육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출연연들이 스스로 재학습 기회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재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연계를 위해 산업현장 공동개발 연수를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어렸을 적부터 과학문화에 젖어들었으면"
박 보좌관은 과학 대중화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일반 대중들은 과학을 문화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설파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중심사회 추진기획단장' 자리도 맡고 있다.
박 보좌관은 "과학문화 운동은 새마을 운동이 아니다"라며 "이슬비에 옷 젖듯이 어렸을 적부터 과학문화에 젖어들도록 자연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동네에 작으면서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테마 과학관'이 자연스럽게 조성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박 보좌관은 과학계에 몸 담고 있는 과학자들이 대중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과학자가 과학을 문화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썰렁한 과학자 캐릭터에 과학대중화의 한계가 있습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과학이 문화라는 것을 제대로 인식키여야 합니다."
아울러 그는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밸리에 가면 과학을 그대로 느끼는 과학도시의 모양으로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시간여 동안의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박 보좌관은 "우리나라 과학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잠시 귀 기울여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 과학계가 분명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또 그 고개들은 높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넘을 수 있습니다. 다같이 힘을모아 같이 넘어 봅시다."
<대덕넷 김요셉기자>joesmy@hellodd.com
|
|
|
|
새소식
다음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