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과 과학기술기본법이 개정되었고 '과학기술정부출연연구기관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번 법률 개정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연구개발예산의 부처별 조정과 배분에 대한 권한과 기능이 강화되었고 과기부 장관은 부총리가 되어 국과위의 부위원장이 됨으로써 국가연구개발 예산 (정부 예산의 4.8% 수준인 6조원이 넘는 규모)의 실질적인 조정 역할과 과학기술정책의 총괄 기획조정평가를 담당하는 부처가 되었다. 또한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등 3개 연구회가 국무총리실에서 국과위로 이관되어 과기부의 관리 감독하에 놓여지게 되었다. 우리 노조의 17개 지부도 이에 해당된다. 한편 기존 연구개발 중심의 과학기술정책에서 인력산업지역 혁신 정책을 포괄하는 과학기술혁신정책으로의 전환을 위해 과기부내에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하여 국과위의 실질적인 사무국 역할을 하게 하였으며 혁신본부는 과기부 인력 외에도 절반이 넘는 인력이 타 부처와 민간 전문가로부터 충원되고 본부장은 차관급이 된다.
법률 제정 및 개정의 주요한 내용은 표에 요약되어 있다.
◆정부조직법 주요 개정내용 |
1. 부총리 직 신설: 과학기술혁신정책의 효율적인 총괄을 위해 과기부장관이 겸임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이어 과학기술부 장관이 부총리가 되면서 권한 대폭강화>
2.과기부내 혁신 본부 (본부장 차관급)을 설치 |
◆과학기술기본법주요개정내용 |
1.국과위 예산권강화: 국과위 소관으로 국가 연구개발예산을 부처별 산업별로 배분하고 조정한다.
2.과기부 장관이 국과위 부위원장
3.과학기술혁신본부신설: 과기정책의 기획 조정 업무 관장 ⇒실질적인 국과위사무국 |
◆과학기술정부출연연구기관 육성에 관한 법률 |
1.기초, 공공, 산업 3개 연구회에 대해 관리소관을 국무총리실⇒국과위
2. 3개 연구회 주무관청 국무총리실⇒과기부장관
3.연구회 이사장 임명권: 국무총리⇒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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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위와 같은 개편 과정에서 기존 과기부에서 수행하던 R&D 프로그램 중 기초과학연구사업의 60% 이상이 교육부로, 원자력의 상업적 개발과 관련한 사업 및 항공 사업은 산업자원부로 이관되었다. 프론티어 과제 5개도 산업자원부로 이관되었다. 이 같은 이관은 아무런 기준도 원칙도 대중적 토론, 연구현장의 의견 수렴도 없었던 밀실 행정 편의적 조정으로서 노동조합은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왔다. 타 부처는 과기부 부총리를 수용하는 대신에 과기부 R&D의 이관을 요구하였고 부처간 타협의 결과 과기부 R&D의 약 30%를 이관하는 것으로 되면서 30%를 맞추기 위해 편의적인 잣대로 위와 같은 결과가 초래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과기부는 기존 R&D의 일부를 이관하는 대신에 출연기관의 관리 감독권을 요구하였고 그래서 연구회는 다시 과기부의 관리 감독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도 단 한차례도 공개적으로 토론되거나 의견 수렴의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노동조합은 법률 자체에 대해서는 기존에 노조가 요구해왔던 내용이 대부분인지라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법률의 내용도 그렇고 이후 예상되는 문제들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보다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고 그래서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은 반대하였다. 그러나 국회는 몇 시간 형식적으로 심의하고 통과시킴으로써 행정부의 거수기로 전락하였다.
이후 예상되는 주요 쟁점으로는 기초과학연구사업 지원 체계, 연구회 및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발전 방향, 부처별 연구관리기구의 투명성과 독립성, 국과위 및 연구회, 기관 운영에의 노조 참여, 출연연의 노사관계 등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과학기술체제 개편 및 출연연의 전체적인 방향을 - R&D 특구 특별법을 포함해서 - 조급한 경제 성과주의 등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국가혁신체계와 과학기술의 목표와 전략을 둘러싼 논쟁도 거세질 전망이다.
노동조합은 그 동안 기자회견, 성명서, 정책 분석 및 대안 보고서, 토론회 등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 중 일부는 반영이 되기도 하였으나 법률이 통과된 지금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논쟁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정책적이고 조직적인 대응과 정책적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노동조합은 이후 본격적인 조합원 홍보와 정책 토론, 정책 연대를 전개해나가면서 각 쟁점 별로 정책 대안을 제기하고 노조의 정책 역량과 조직 강화에도 초점을 맞추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