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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김원식》모란공원을 다녀와서...
 희망이 있는 삶은 아름답다

과기25시  제37호
선전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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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2003년은 '열사(烈士)의 해' 였습니다. 두산중공업의 배달호 동지부터 시작해서 근로복지공단의 이용석 동지까지 무려 8명의 열사들이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목숨을 무기로 투쟁을 벌였습니다. 사실, 2003년은 이 여덟 분 덕으로 투쟁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빛 한점 통과되지 않는 철판속에 가로막혀 어찌할 바 모르는 우리들에게 한 점의 빛이나마 던져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 분들이 없었다면, 2003년의 투쟁은 패배에 패배를 거듭했을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러한 2003년을 과거로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 지난 1월 5일, 2004년은 반드시 '산 자'들이 투쟁할 때로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수 많은 열사들이 계신 마석 모란공원을 찾았습니다.

모란공원에 가면 언제나 가장 먼저 발걸음이 가는 곳은 전태일 열사의 묘입니다. 이제 갓 스물 다섯이 된 저에게 죽음이란 멀고도 먼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그 죽음을 무기삼아 투쟁한다는 것은 상상의 범위를 초월하는 일이지요. 그러던 중 얼마 전 전태일 평전을 뒤적이다가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셨을 때 나이가 스물 셋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스물 세 해라는 짧지 않은 인생동안 그렇게 많은 고민과 갈등 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열사의 삶이 가슴 아팠습니다. 또한 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나 경력,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닌 투쟁에 대한 열정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임도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민주노총에서 투쟁하셨던 열사 분들을 차례차례 뵈었습니다. 대부분 제가 대학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 세상을 떠나신 분들인지라 성함 석 자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이 공간, 이 현장이 그 분들의 노력과 투쟁으로 얻어진 것이기에 그 분들의 성함 석 자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았습니다. 안타까웠던 것은 열사 분들의 죽음이 '병(病)'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의 무기는 하나밖에 없는 몸뚱아리와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지가 전부인데 병 때문에 돌아가시다니 안타까울 수밖에요. 새해 들어 금연투쟁, 금주투쟁 결심하신 동지들 꼭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전태일 열사는 자신의 일기에서 '희망' 때문에 산다고 했다죠. 삶은 희망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합니다.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나으리라는 희망말입니다. 반대로 죽음은 희망이 소멸된 상황입니다. 죽은 자에게는 과거만 있을 뿐, 오늘과 미래는 있을 수 없으니까요. 따라서 오늘과는 다른 미래를 위해 투쟁하는 우리들에게 죽음이란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만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신 어찌보면 아이러니한 열사들의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시무식과 참배를 모두 마치고 모란공원을 나서며 열사들의 이름이 하나, 하나 새겨진 안내판을 쳐다봅니다. 전태일, 김경숙, 문송면, 박종철, 박래전, 문익환, 김기설, 계훈제, 박영진, 김병곤, 조영래, 김귀정, 제종철... 열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마석 모란공원의 안내판을 보며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너도 저럴 수 있느냐?"
아무래도, 2004년은 열사들의 죽음이 지니는 의미, 열사들의 삶을 통해 비춰본 나의 모습이라는 화두로 시작해야겠습니다.
열사분들이 살고 싶고, 투쟁하고 싶었던 오늘을 사는 우리이기에 정말 잘(!) 살아야겠습니다.

즐거운 2004년 보내시길 바랍니다.

2004-01-06 00:00:00

☞ 원문 : [ http://kstu.nodong.org/maynews/readview.php?table=webzine&item=&no=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