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발전하는 정보사회에서 개인정보의 침해는 현대 사회의 가장 주요한 인권 침해이자, 민주주의의 침해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주민카드, 전자건강카드, NEIS 등의 도입시도와 관련해서 이들 시스템의 반인권성과 민주주의의 침해
위험성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어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CCTV나 ERP 시스템 도입 등과 관련하여 노동자 감시 문제역시
노사간의 쟁점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기본권보호와 역감시권을 보호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의 도입은 당연한 요구이며, 시민사회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법안을 제안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미 행정자치부는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안)]을
국회로 넘겼고, 정보통신부에서는 지난 19일 [민간부문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을 단독으로 입법 예고했다. 여러 법안들
사이에 법률의 중복성과 규제기관의 역할이 충돌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27일(목)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104호실에서는 문화연대, 민 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지문날인반대연대,
진보네트워크센타, 참여연대,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개인정보보호법(안)에
관한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공청회의 사회는 함께하는시민행동의 정선애 정책실장이 맡았고, 이은우 변호사(법무법인 지평)가 제안된 인권시민단체 법률안에
대해 발제를 30분간 진행했다. 토론에는 정부측에서 김기권(정보통신부 이용보호과)과장과
이인호(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중앙대학교 법학과)교수가 참석했고, 시민사회단체측에 오병일(NEIS 반대 정보인권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 운영위원장/진보네트워크)와 김종남(YMCA 열린정보센타) 간사가 참석했다. 정당에서는 윤현식(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연구원이 단독으로 참석했다.
제안된 개인정보보호법제의 개선 방향의 기본원칙은 ▲ 새로운 기술 발전에 맞게 다양한 범주와 수단, 방법을 포함하는
포괄주의 ▲ 독립적인 감독기구(‘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구성하여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능 집중 ▲ OECE 8원칙*을 포함한
개인정보 주체의 권리를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 ▲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및 주민번호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이에 관해 정통부 김기권 과장은 ‘시민단체의 제안과 정통부의 입장이나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개인정보보호관련 기본법을 만드는 것과 독립감독기구를 구성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정통부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보조,
보좌할 수 있는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역할을 가질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단체와 정부가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통해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호 교수(중앙대)는 큰 틀에서 시민단체의 안에 동의하지만 ‘제안된 법안이 조사권한의 범위가 사법능력까지 가지게 되는
것이 적절한지, 범죄의 수사 목적일 경우 수집에 제한이 없는 점’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독립성이
강조되면 집행기관의 능력이 축소될 수 있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일 위원장은 “최근 NEIS 도입과 관련해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의식이 높아졌고, 자기정보 통제권에 관한 인식도 생겨났다.
그러나, 정보화 발전 속도에 비해 정보인권의 보호는 열악한 편이다”고 분석하였다. ‘민간과 공공부문 모두 OECD 기준을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하며, 포괄법과 특별법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체계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보통신부, 행정자치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보다 확대된 형태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을 했다.
김종남 간사(YMCA)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포괄하는 법안이 제정되어야 하며, 제안된 법안을 잘 다듬는 문제와 앞으로
구성될 협의체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러 정당 중에서 유일하게 참석한 윤현식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개인정보보호법에 관한 다른 정당들의 입장을 듣고
싶었으나, 불참해서 많이 아쉽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제안된 개인정보보호법제 상 정보보호위원회와 타 법률 상 개인정보보호
관련 기구와의 비교를 통해서 현행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기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15분간의 휴식 후 진행된 추가 토론에서는 독립기구의 성격과 권한문제, 법체계의 형식문제, 각 계의 요구에 대한 조정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독립된 감독기구의 필요성에는 동감했지만 관리 범위에 관해서는 정부와 시민단체사이에 이견이
존재했고, 시민단체는 공청회가 무수한 논의만 이루어지고 법안에 반영이 거의 없는 이전 사례를 들면서 협의체 구성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끝으로 사회를 맡았던 정선애 사회자는 ‘한번의 공청회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는 어렵겠지만 각계의 입장을 서로 확인했고,
앞으로 더 많은 논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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