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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사업계획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아쉽다

과기25시  제43호
선전홍보국

정기대의원대회가 끝났다.
90명의 재적대의원 중에서 59명이 참석하여 무려 7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거쳐서, 모두 9개의 준비된 안건을 처리(7개 통과, 1개 폐기, 1개 유보)했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참 성공적으로 끝난 듯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산별노조로서의 중장기적 전망에 기초한 내실있는 토론이 되기보다는 당장의 작은 이해에 얽매였다는 비판적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노조의 조직대상을 비정규직 노동자, 학업중인 노동자, 해고된 노동자, 노조 채용 상근자까지 확대하고자 했던 규약개정에 관한 안건이 참석 대의원 70%(35/50)의 압도적 동의로 폐기된 것은 대표적인 예이다.

현행 규약으로도 비정규직 가입은 허용되고 있으나 여러 지부가 지부운영규정으로 비정규직의 노조 가입을 차단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비정규직이 우리 노조의 조직대상이라는 사실을 규약에서 명료하게 밝히는 것은 때늦은 감이 있는데, 대의원들의 판단은 오히려 아직 이르다는 것이었다.

비정규직의 문제를 우리 노조 현장에서 원만하게 풀어나가기에는 넘어서야 할 벽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재삼 확인한 셈이다. 한편으로, 사전 준비와 논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중앙집행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거치면서 조직대상 확대에 관한 규약 개정에 대하여 이렇다할 격론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대의원들의 규약개정안건 폐기 결정은 각종 현안들에 대한 현장 조합원들의 정서를 지도부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집행부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사업의 질이나 내용보다 돈의 문제가 더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번 대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희생자구제기금 인상에 관한 건은 특히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어 논의가 분분했는데, 본부사업비 5%를 절감하고 조합원 1인당 2,000원씩 거두고도 희생자들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대폭 낮추는(1인당 연간 2,400만원-3,000만원) 안이 통과되었다.

또한 조합원이 부담하는 조합비는 대부분 정률인데 비하여 본부사업비는 조합원 1인당 일정액을 부담하는 정액제로 운영하고 있는 현실에서, 본부사업비는 매년 평균임금인상율을 연동하여 자동적으로 인상조정하자는 안은 대의원들의 의견으로 삭제되고, 2004년도 본부사업비만 600원(임금인상율 약 6% 반영) 상향 조정되었다.


이렇게 조합비 조정 또는 인상과 관련된 안건은 대의원들의 견해 제시도 다양했고 또 분명했지만, 정작 지난 1년 간의 조합비 집행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는 결산 승인의 건이나 2004년도 노조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의견이 적었다.

지난 1년의 사업에 대한 평가나 올 한해의 사업계획에 대한 논의 또한 마찬가지였다. 산별노조로 출범한 지 어느덧 10년,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산별노조의 운영의 원칙을 제대로 세워가고 있는지, 중장기적인 조직발전전망은 명확하게 갖추고 있는지, 그러한 원칙과 전망에 따라 당해연도의 사업계획이 적절하게 마련되어 있는지, 그 실천계획은 현장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꼼꼼히 살피고 논쟁하는 모습은 거의 찾기 어려웠다.

사업 평가뿐만 아니라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나 현장의 간부들과 충분히 토론의 기회를 갖지 못한 집행부의 잘못이 우선 크지만, 우리 노조 전체의 사업계획이나 예산보다는 자신이 속한 지부의 현안문제만 우선 살폈던 대의원들이라면 이번에 다시 한번 본부 대의원으로서의 자신들의 역할을 상기해야 하지 않았을까.

오는 3월에 있을 확대간부수련회나 집행부의 현장 순회 등을 통하여 이번에 다소 소홀하게 다루어진 2004년도 사업계획이 조합원들과 밀착되어 생동감 있게 살아나기를 기대한다.

2004-02-24 00:00:00

☞ 원문 : [ http://kstu.nodong.org/maynews/readview.php?table=webzine&item=&no=264 ]